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서 김조광수감독님이 선택하셨고 나는 감독님 GV가 있는 회차로 예매해서 보게 된 영화. 보고 나니 예매하기 잘했다, 영화관에서 보기 잘했다, 이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. 아마 혼자 작은 스크린으로 봤다면 절대 처음부터 끝까지 가만히 못 봤을 것 같은 느낌! 영상이나 사운드의 압도적인 느낌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서 좋았던 점도 있었다. 솔직히 고백하자면 영화 보면서 살짝 졸았고 사실 졸아도 크게 이해하는 데는 무리가 없었다고 생각한다. 왜냐하면 봤어도 이해를 못 했을테니까! 어쨋든 이 영화는 이야기보다는 역시나 경험, 이라고 GV에서 말씀하시던. 나도 그렇게 느낀다. 뭐가 뭐다- 이런 식의 해석은 (개인적으로) 불필요한 영화가 아닐까. 처음에 우주선 안에서 승무원들 나오고 하는 부분에서는 ‘역시 옛날이라 그런지 뭔가 과학적인 부분이 엄청 정교하진 않네.’라고 생각하기도 했던 것 같지만 뒤로 갈수록 ‘이 영화는 뭐지. 저 장면은 어떻게 한거지. 저런 영상은 도대체 어떻게.’ 감탄하기도 하고 경이롭다고 느끼기도 했다.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‘시계 태엽 오렌지’를 보고 충격과 섬뜩함을 다양한 의미로 느꼈던 것과 비슷하면서도 좀 더 경이로움이 더해진 느낌. 계속 똑같은 말만 반복하고 있지만 어쨋든 스탠리 큐브릭 감독님 좀 무섭다. 영화 속 공간이 결벽증 환자의 방 같은, 인공적인 느낌이 들 때 좋다. 이렇게 표현하면 나랑 통하는 사람 있으려나.